SNS는 우리 일상의 일부가 되었고, 그 안에서의 '자기표현'은 종종 현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과장된 행복, 꾸며진 일상, 자랑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불안에서 비롯된 포스팅들. 이처럼 SNS 상의 거짓말은 단순한 허세를 넘어 깊은 심리적 의미를 가집니다. 이 글에서는 SNS 시대에 사람들이 왜 거짓말을 하게 되는지, 그리고 심리학적으로 어떤 심리 메커니즘이 작동하는지 살펴봅니다.
왜 SNS에서 더 쉽게 거짓말을 할까?
SNS에서는 현실보다 더 나은 모습, 더 멋진 삶을 보여주고 싶은 욕망이 강하게 작용합니다. 이 욕망은 ‘사회적 비교’ 심리에서 비롯됩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타인의 삶과 자신의 삶을 비교하고, 그 비교에서 오는 열등감이나 소외감을 감추기 위해 더 과장된 모습을 보여주게 되는 것이죠. 이러한 과시적 행동은 때론 무의식적인 거짓말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여행을 가지 않았는데도 여행 중인 것처럼 과거 사진을 올리거나, 실제로는 외로운 상황이지만 친구들과의 사진만을 올려 자신의 사회적 관계를 과장합니다. 이처럼 SNS는 자신을 포장할 수 있는 공간이기에 ‘현실 왜곡’이 보다 쉽게 발생합니다. 또한 SNS는 비대면 소통이라는 특성 때문에 감정적인 책임에서 자유롭다고 느끼게 만듭니다. 직접 마주 보지 않고도 정보를 전달할 수 있으므로, ‘진짜 나’가 아닌 ‘보여주고 싶은 나’를 꾸미기 쉬워집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반복하면서 거짓말에 대한 죄책감이 점점 줄어들게 됩니다. 즉, SNS는 자신을 이상화하고 타인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을 충족시키는 도구가 되며,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거짓말이 심리적 방어기제로 작동하게 됩니다.
심리학적으로 본 SNS 거짓말의 동기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거짓 표현을 ‘자기 이상화(self-enhancement)’라고 설명합니다. 이는 자신의 이미지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긍정적인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보여주는 경향을 말하며, 온라인 공간에서는 이 현상이 특히 두드러집니다. SNS에서의 거짓말은 크게 세 가지 심리적 동기에서 비롯됩니다. 첫째, 인정 욕구. 타인의 관심과 칭찬을 받기 위해 자신을 실제보다 더 좋게 포장하게 됩니다. 둘째, 불안 회피. 현실의 실패나 결핍을 감추기 위해 가짜 성공을 만들어내기도 하죠. 셋째, 소속 욕구. 나도 ‘그들처럼’ 잘 살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허위 정보를 올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한 심리학자 칼 로저스(Carl Rogers)는 “현실 자아(Real Self)”와 “이상적 자아(Ideal Self)” 간의 간극이 클수록 심리적 불안이 커진다고 보았습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SNS에 과장된 자아를 자꾸 노출할수록 실제 자아와의 간극이 커지면서 정서적 피로, 불안, 자기기만이 증가합니다. 즉, SNS 거짓말은 단지 '가벼운 허세' 수준이 아니라, 내면의 결핍과 불안을 덮으려는 심리적 반응일 수 있으며, 지속될 경우 정신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SNS 거짓말이 관계에 미치는 영향
SNS에서의 거짓말은 단지 개인의 이미지 관리에 그치지 않고, 인간관계에도 다양한 영향을 미칩니다. 가장 대표적인 부작용은 신뢰의 저하입니다. 만약 지인이 올린 SNS 내용을 실제와 비교했을 때 ‘과하다’, ‘믿을 수 없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그 사람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게 됩니다. 또한, SNS를 통해 구축된 관계가 진짜보다 더 친밀하다고 느끼는 ‘환상적 친밀감’도 문제입니다. 가짜 감정 표현, 인위적인 교류는 실질적인 유대감을 형성하지 못하며, 오히려 외로움이나 박탈감을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팔로워 수는 많지만 진짜로 마음을 나눌 사람은 없는, 외로운 관계망 속에 자신을 가두게 되는 것이죠. 거짓말은 결국 '관계의 질'에 악영향을 주고, 자기 자신에게도 진정성을 잃게 만듭니다. 특히 연인, 친구, 가족처럼 가까운 사이일수록 SNS 상의 과장된 모습은 오해를 불러오고, 때로는 갈등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심리학자들은 SNS 상의 과잉 표현을 줄이고 진정성 있는 교류를 회복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도 좋다고 조언합니다. 가끔은 ‘잘 지내지 않아도 괜찮다’고 솔직히 말할 수 있는 용기가, 관계를 더욱 깊고 의미 있게 만들어줍니다.
SNS는 자아 표현의 공간이지만, 때로는 거짓과 과장 속에 자신을 잃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인정 욕구와 불안 회피라는 심리적 동기가 작용하면서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꾸며진 나’를 만들어갑니다. 이 글을 통해 SNS 속 거짓말의 심리학적 배경을 이해하고, 진정한 나로 살아가는 방법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셨길 바랍니다. 다음 SNS 글을 올릴 때, ‘진짜 나’를 담아보는 건 어떨까요?